만남, 변화 그리고 행복이 있는 교회

목회단상295

"편안한 당신"

“...오랜 의자같이 낡아서 오히려 다정한 사람...등 기대어 편히 쉴 수 있는 벽처럼 든든한 사람/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고요해지고 넉넉해지는 사람/시골집 뒤란 장독대 펑퍼짐한 막장 항아리처럼 둥글둥글한 마음을 가진 사람/그 무슨 말이라도 군소리 없이 다 들어줄 것만 같은 사람/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그냥 즐겁고 없으면 두고두고 생각나는 그리운 사람/나는 이런 사람이 곁에서 웃고 있다면 나의 모두를 걸고 싶다...나도 낡고 오래된 의자처럼, 등 기대고 편히 쉴 수 있는 벽처럼 누군가에게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랑이 되고 싶다...”(김옥림, "사랑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중에서)

지난 주중에 저와 아내는 왕복 약 10시간이 걸리는 핫 스프링스 제일기도원을 다녀왔습니다. 비록 긴 시간이었지만 저희 부부 두 사람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거나, 찬양이나 말씀을 듣거나, 때로는 조용히 침묵하거나 하며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저에게는 기도원에서 보낸 시간도 은혜롭고 귀했지만 오고가는 차 안에서 아내와 함께한 시간도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특별한 대화가 없어도 오랜 의자같이 낡아서 오히려 다정하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고요해지고 넉넉해졌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원래부터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두 사람은 각각 장남과 장녀로 부모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자랐고, 나름대로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한 갈등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소리 없는 갈등은 간혹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지난 20년 이상의 시간을 통하여 저와 아내를 많이 다듬어 주셨습니다. 물론 지금도 서로에게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 두 사람에게는 서로 편안한 당신이 되었습니다. 편안한 당신. 우리는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많기를 바라고, 또 우리 자신도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시간이 걸리고 인내가 필요하며 성령님의 도우심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올 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등 기대어 편히 쉴 수 있는 벽처럼 편안한 당신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