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625
“로빈슨 크루소의 감사”
“...생활은 처음보다 훨씬 편해졌고 몸뿐 아니라 마음도 훨씬 편안해졌다. 나는 식탁에 앉아 자주 감사의 기도를 드렸고 하나님의 섭리의 손길을 흠모했다. 그 손길이 놀라운 방식으로 ‘광야의 식탁’을 베풀어 주셨기 때문이다. 내가 누리고 있는 밝은 면에 주목했고 우울한 생각은 점차 줄어들었다. 그리고 필요한 것보다는 이미 누리고 있는 것들을 더 많이 생각했다. 이렇게 하다 보면 가끔씩 마음 깊은 곳에서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솟아났다.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신 남의 것을 보고 불만에 사로잡혀 정작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을 제대로 누릴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교훈을 배웠으면 좋겠다. 우리의 모든 불만은 가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는 자세에서 나온다...”(“로빈슨 크루소,” 대니엘 디포, 생명의 말씀사, 106-107)
추수감사절을 보내며 어린 시절에 읽었던 “로빈슨 크루소”를 다시 읽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어른용으로 번역이 된 책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가끔씩 무인도에 표류되어 혼자 살아가는 것을 상상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이것이 대니엘 디포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무인도 체험담으로 그린 자전적 소설이며 동시에 영적 순례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1660년부터 1731년까지 영국 역사의 격변기에 사업가로, 정치 저널리스트로, 작가로 부침 많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황량한 무인도에서 하나님이 이미 자신에게 허락하신 것에 감사하는 로빈슨 크루소를 보며 저는 지금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로빈슨 크루소의 말처럼 남의 것을 보고 불만에 사로잡힐 수 있는데 무인도에서 28년 2개월 19일 동안을 생존한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한다면 아마도 감사 못할 상황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