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612
“너무나 아름다운 미소”
프랑스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되어 옥에 갇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미소”라는 단편소설을 발표하였습니다. 다음은 그 소설의 일부입니다.
“다음 날 처형될 것이 분명하였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곤두섰으며 고통을 참기 어려웠다.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다행히 한 개비를 발견했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그러나 나는 그를 불렀다 그리고는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 주십시오’ 하고 말했다. 그러자 간수는 나를 쳐다보고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가까이 다가와 담뱃불을 붙여 주려 하였다. 성냥을 켜는 사이 나와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무심코 그에게 미소를 지워보였다. 그런데 내가 미소를 짓는 그 순간, 우리 둘의 가슴속에 불꽃이 점화된 것이다! 나의 미소가 창살을 넘어가 그의 입술에도 미소를 머금게 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준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내 눈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가 단지 간수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인간임을 깨달았다...나는 눈물을 머금으며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될 것과 자식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게 될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나 감옥 문을 열었다...한 번의 미소가 내 목숨을 구해준 것이었다...”
소리 없이 빙긋이 웃는 미소. 지난 주일 저녁에 개리 형제를 방문했을 때 그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저를 돌아보며 너무나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 미소가 저를 미소 짓게 했을 뿐만 아니라 한 주간 동안 그 미소를 생각하며 소망 가운데 기도하도록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