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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과 성찬식”

“성찬식이 있던 어느 주일, 우리 앞쪽에 앉아 있던 십대 여자아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기에는 너무 큰 죄를 지은 모양이었다. 주님의 몸을 상징하는 빵 접시가 앞에 도착하자 여자아이는 손을 흔들어 거절한 뒤 계속해서 흐느꼈다. 바로 그때, 우리 아버지가 여자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고 이탈리아 억양이 섞인 서투른 영어로 퉁명스럽게 말했다. ‘어서 받아먹어라! 그것은 너를 위한 거야!’ 여자아이는 마음을 추슬러 빵을 삼킨 뒤 나중에 포도주도 마셨다. 이제 여자아이는 깨달았다. 예수님은 우리를 죄 있는 그대로 받아 주시고 사랑해 주신다는 것을, 그날 나도 하나님의 은혜를 제대로 깨달았다. 그렇다. 예수님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분 자신을 내어 주심으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회복시켜 주신 분이다. 바로 이것이 은혜의 핵심이다.”(“토니 캠폴로의 회복” 중에서)

초대교회 성도들은 모일 때마다 성찬식을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는 못해도 매주 예배 때마다 성찬식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성찬식은 십자가의 은혜를 되새기기 때문에 감격스럽기도 하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주님께 재헌신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매주는 아니고 사순절 동안에만 매주 성찬식을 해 볼 계획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순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직은 어렵다고 판단되어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관건은 매주 성찬식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죄를 회개하며, 주님께 헌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몇 달간 제가 관찰하기에 우리는 한 달에 한번 갖는 성찬식에서도 그런 감사와 회개 그리고 헌신의 결단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매주 성찬식을 할 경우 성찬식이 그저 하나의 순서로 여겨질 것 같았습니다. 다음 달 첫째 주일 성찬식에 감사와 회개 그리고 재헌신이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