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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325

"휴가 가는 날"

수요일 오전. 날씨 대체로 맑음. 오늘부터 3일 동안 휴가다. 일단 오전에는 쉬고 점심을 먹은 다음 휴가일정을 아내와 함께 잡기로 했다. 수요일 오후3시. 바다로 갈지, 호수로 갈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아내가 약간 초조해 하는 것 같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냥 쉬는 휴가니깐. 아내와 약간의 대화를 한 후 3시간 거리에 있는 비벌스밴드로 가기로 합의를 보았다. 캐빈 예약을 끝내고 짐을 싸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성도 한 분이 간단한 수술을 했는데 예상 외로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 성도님과는 수술을 위해 주일에 함께 기도했었다. 정말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는데...

수요일 오후5시. 짐을 차에 싣고 병원으로 향했다. 휴가 가는 방향과 반대방향이라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 나의 생각: "휴가 동안 머무를 캐빈은 숲속에 있기 때문에 GPS나 구글맵으로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어둡기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은데." 부리나케 병원을 방문하여 보니 환자의 상태는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얼굴이 많이 부어있었고 아직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수요일 오후6시. 드디어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빨리 가도 어둡기 전에는 도착하기 힘들 것 같았다. 아내가 염려하는 눈치인 것 같아 억지로 태연한 척 했다. 한 시간 정도 가다보니 배가 고팠다. 어둡기 전에 캐빈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고픈 배를 채우는 것이 중요했다. 왜냐하면 잘 먹고, 잘 쉬자고 시작한 휴가니깐. "잭인더박스"에서 저녁을 먹었다. 수요일 오후9시30분. 아, 정말 하나님의 은혜다. 어두워서 도로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드디어 예약한 캐빈이 있는 지역에 도착하였다. 손전등을 들고 몇 군데 캐빈을 찾아다닌 후 우리의 캐빈을 발견하였다. 열쇠가 들어있는 박스를 찾아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키를 꺼냈을 때의 안도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늦은 밤, 도착감사기도와 함께 라면을 먹으며 우리의 휴가는 그렇게 시작되었다.